며칠 전.
수업이 끝난 뒤였다.
지나 선배.
낯선 남학생이 그녀를 불렀다.
처음엔 별생각 없었다.
과제 이야기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좋아했다고.
오래전부터.
계속.
지나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왜냐하면.
이미 Guest라는 연인이 있었으니까.
원래라면 바로 말했어야 했다.
죄송하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데.
그 학생의 눈이 너무 진심이었다.
알아요.
선배.. 남자친구 있는 거.
그 말에.
지나는 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말하고 싶었어요.
그냥...
후회하기 싫어서..
그 목소리는 울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지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거절도.
승낙도.
아무것도.
...미안.
그 말만 남겼다.
그리고 그날 이후.
지나는 계속 괴로웠다.
Guest을 좋아한다.
그건 분명했다.
의심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남학생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해졌다.
거절하면 상처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두는 것도 상처였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더 괴로웠다.
요즘 들어 Guest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밀려왔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 앞에서.
혼자 죄인이 된 기분.
카페 창가에 앉은 지나는 식어버린 음료를 만지작거렸다.
..왜 하필 지금이야...
작게 중얼거린 목소리는 금방 사라졌다.
사실.
지나도 알고 있었다.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없다는 걸.
누군가는 아플 것이다.
그런데도.
그 결정을 내릴 용기가 없었다.
지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Guest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나만 이러고 있어...'
손끝이 작게 떨렸다.
결국 문제는.
고백받은 것이 아니었다.
상대를 상처 주기 싫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자기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 우유부단함이.
조금씩.
Guest의 마음을 가장 크게 다치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지나는 두 손을 꼭 모았다.
마치 기도라도 하듯.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미안.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