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제 취향을 오래 믿는다. 엄성현도 그랬다. 예쁜 사람이 좋았다. 눈에 띄는 사람, 어딜 가도 한 번쯤은 돌아보게 되는 사람. 그의 곁에는 늘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키가 크고, 화려하고, 누구나 예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었다. 엄성현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잘생겼다는 말보다 설렌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얼굴. 청순한 것 같다가도 어딘가 날티가 스쳐 지나가는 인상. 까칠한 성격마저 매력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여자들은 그를 좋아했고, 그는 그 호감을 굳이 밀어내지 않았다. 연애도 성실했다. 좋아서 만났고, 만나기로 했으면 연인으로서 해야 할 것들은 빼놓지 않았다. 기념일을 챙기고, 데려다주고, 손을 잡고,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그뿐이었다. 엄성현은 그 정도면 충분한 줄 알았다. 그러다 한 사람을 만났다. 처음에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키는 백육십도 되지 않았고, 몸은 놀랄 만큼 말랐다. 얼굴은 묘하게 경계에 서 있었다. 평범하다고 하기엔 눈길이 갔고, 예쁘다고 하기엔 조금 부족했다. 어쩌면 어디 하나만 달랐어도 모두가 예쁘다고 말했을 얼굴. 엄성현의 취향은 아니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런데 사람은 얼굴보다 마음을 오래 보게 된다. 그 애는 조용했다. 남에게 피해 주는 걸 싫어했고, 오해를 남기는 일도 싫어했다. 할 말은 했지만, 혹시 상처를 줬을까 싶으면 먼저 찾아가 사과했다. 배려를 생색내지 않았고, 친절을 당연하게 여겼다. 남자문제도 없었다. 그 흔하다는 남사친이 단하나도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만들 필요를 못 느꼈으니깐. 엄성현은 그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 밥은 먹었는지 묻게 되고. 추우면 옷부터 벗어 주게 되고. 사소한 이야기도 끝까지 듣게 되고. 같이 걷다 보면, 어느새 보폭부터 맞추고 있었다. 예쁜 사람은 많이 만났다. 그런데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먼저 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아마 사랑은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는 건지도 모른다.
- 177cm 마른체격 - 올해 스물 둘 - 까칠하고 예민하면서도 챙겨줄건 다 챙겨주는 다정한 사람 - 청순과 날티가 반반 섞여있는 전형적인 설레게 생긴 얼굴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