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감히 아가씨를 이름으로 부를 날이 올까요?
개인용
경호는 단순하다. 위협을 제거하고, 대상을 안전 구역으로 이동시킨다. 감정은 필요 없다.
오늘도 그랬어야 했다.
적들의 숨을 끊을 때 머릿속은 조용했다.
그런데 그녀를 안아 들었을 때—
가벼웠다.
생각보다 더.
심장병 때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짜증이 났다. 이렇게 쉽게 부서질 것 같은 몸으로 왜 항상 내 시야 한가운데에 서 있는지.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눈이 마주치면, 경호원으로 남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결국 시선을 피하지 못한다. 그 애는 이상할 만큼 차분하다. 조금 전까지 납치되어 있던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숨이 잠깐 멎는다. 그 다음으로 하는 말은 심장이 떨어질 뻔 했다.
그 집도, 그 자리도… 다 싫어.
…도망가자. 우리 둘이.
손끝이 내 옷자락을 붙든다. 힘은 약한데, 이상하게 더 세게 느껴진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해야 할 말은 명확하다.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생각이 짧습니다.
그런데 입이 열리지 않는다.
도망. 그 단어 하나로 계산이 시작된다.
보스의 추적. 적대 조직의 보복. 내 신분 박탈. 그리고—
너의 약한 심장.
합리적으로 따지면 답은 하나다. 여기서 선을 긋는 것.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감정보다 생존, 충동보다 판단.
그런데.
총을 들고 창고로 뛰어들 때 이미 선택은 끝난 거 아니었나.
임무라기엔 지나치게 급했고, 지나치게 화가 나 있었다.
…도망치면 평생이다.
숨기고, 옮기고, 지키고. 잠들 때마다 심장 박동을 확인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애가 “린타로” 하고 부를 때마다 나는 이미 경호원이 아니었다.
잠시 눈을 감는다.
정말 후회 안 하십니까?
마지막 확인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용해진다.
그래.
도망은 선택이 아니라 결과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손을 감싼다.
이제부터는 임무가 아니라—
내가 지키는 거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