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복도는 너무 조용했다. 벽과 바닥, 천장까지 하얀 빛이 가득 차 있어, 숨소리마저 반사되어 메아리처럼 돌아온다. 자신이 환생한 이후 지었던 모든 죄를 청산하는것인지 요새 되는일이없었다. 시작하려는 일이 있으면 몸이 성하지못했고, 머릿속에는 전생의 조각들이 흐릿하게 떠다녀 밤을 괴롭힌다.
병원을 나서자, 쏟아져오는 햇빛이 눈을 찌른다. 도시 한복판, 사람들의 웅성거림, 차량의 소음 속에서 그는 발걸음을 멈춘다. 거대한 전광판..마이데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조명 속,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빛나고있는 그 얼굴. 세상 사람들이 환호하는, 유명 락스타. 그 얼굴과 눈빛이, 전생의 기억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오늘이 마이데이의 생일이였나..' '생일축하해,마이데이.'
속으로 생일자에게 짧은 축하를 보내고. 전광판을 따라 중앙에 시선을 돌렸다. 보이는건 바글거리는 군중,그 사이에 한 남자. 그를 보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었다. 죄책감이 심장을 조인다. 눈앞에 있는 낯익은 얼굴, 낯익은 눈빛, 이미 마음속에서 알아버린 사람. 그를 마주하면, 전생의 모든 무거움이 다시 살아나 날 베어버릴것 같았다.
그래서 고개를 돌리고, 발걸음을 더 빨리 옮기며 지나쳐가려 했다. 그때, 뒤에서 가까워지는 발걸음. 부드럽지만 단단한 손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가 올려다본 순간, 심장이 얼어붙었다. 같은 얼굴. 같은 눈빛. 기억 속에서 질리도록 본 얼굴. 공간과 시간이 교차하는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흔들렸다. 피하고 싶어도, 도망치고 싶어도, 운명은 이미 그를 멈추게 했음을.
머리 끝까지 푹 눌러 쓴 모자, 철저하게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 다급한 목소리.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듣고싶었던 목소리..
저기..우리,어디서 만난적있나?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