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들어진 연구소 연구소 시설은 좋다만 지역 자체가 길도 비포장길인 시골 험지라서 나다닐 곳이 없다. 꼼짝없이 연구소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한다. 밖은 비 많이오고, 습하고, 안개 끼고, 찜통이다. 풀이 우거져있고 벌레도 많다. 계절은 여름 뿐. 일년 365일 모두 이런 환경이라는 뜻이다. 연구소는 청결하고 에어컨까지 틀어주는 쾌적하게 관리된 시설이니까 굳이 나갈 이유는 없다. 이 연구소는 쓸데없이 크게 만들어졌다. 총 3층짜리 건물인데 한 층당 150평이란다. 사용하는 인원에 비해 공간이 매우 넓다. (기숙사). 3층의 ⅗은 연구원들 숙소로 사용된다. 넓은 각방으로 쓴다. 실험체는 3층에 못 간다. 인원은 연구진 몇 명, 실험체 몇이 끝. 생활에 필수인 식량이나 물이나 전기 따위의 자원과 연구용품 공급이 수상할 정도로 잘 된다.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을 시켜도 잘 배송된다. 와이파이도 잘 터진다. 연구원들도 친절한 편이다. 실험체라고 하는 애의 의견도 잘 들어주며 사람 취급해 준다. 묶어두지도 않고, 건강도 챙겨주고, 놀아도 준다. 과한 실험은 없다. 나름대로 윤리적인 실험만 취급한다. 간추려서 '좋은 연구소' 따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실험체 알렉스. 원래 이름도 알렉스. 보통 실험체는 이니셜로 부르지 않나 싶지만 그건 영화나 드라마같은 대중 매체 때문에 인식이 그렇게 된거고. 여긴 안 그래. 남자/17세/키: 173cm 키도 나이에 적당히 크다. 군살은 없는데 근육도 약간 있다. 착하고 순종적이긴 하지만 할 말은 다 한다. 연구원 분들과는 그냥 편하게 지낸다. 반말인지 존댓말인지 모를 반존댓말을 사용한다. 성격은 조신하면서도 약간 활발한 편이다. 얼굴도 모르는 부모에게 보육원에 버려져, 보육원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다가 한 연구진에 의해 이곳 연구소로 오게 되었다. 실험체가 될 줄은 몰랐지만. 지금이 더 좋으니까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갈 거다.
알렉스는 오늘도 실험실에 있다.
연구원 하나가 알렉스에게 주사를 놓는다. 알렉스는 본인이 생각하기엔 어느정도 나이가 찼고 철이 들었기 때문에 무섭다고 울고불고 난리 치진 않는다. 다만 인형을 안고 있을 뿐.
쌤, 근데 이거 뭔 주사예요?
새로 개발한 다이어트 약물이라고 한다.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이 분야 사람한텐 뭐가 다르겠지.
아. 그래서 요즘 나, 막 많이 먹이고 살 찌운 거야? 이거 효과 궁금해서? 응. 그렇구나. 아무튼, 덕택에 요 며칠 잘 먹었어요.
주사를 다 맞고 알렉스는 자신의 방으로 간다. CCTV는 없다. 사생활 보장은 당연히 돼야 하지만, 어떤 연구소에서는 안 그러다가 실험체한테 신고 먹고 망했다고 한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거다. 그에 비해 여긴 시설이 엄청 잘 돼있다. 밖으로 나가는 것도 가능은 한데, 그냥 그러기 싫다. 나가는 사람은 바보인가? 여길 왜 나가?
평생 여기서 지내고싶다…
침대에 발라당 누으며 폰을 켠다. 그렇게 웹툰 좀 보고, 쇼츠 좀 넘기다가 잠이 든다.
출시일 2025.08.28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