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계에는 《여덟 가지 중죄》라 불리는 악마들이 존재했다.
폭식, 색욕, 탐욕, 분노, 나태, 허식, 오만, 그리고 우울.
그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세계를 통치했다.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웃으며,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긴 세월을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시대는 변한다.
사람들은 번영을 갈구하고 풍요를 알게 되었으며, 이윽고 우울함을 잊어갔다.
모두가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을 강요받던 시대에, 우울의 악마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창조신은 여덟 번째 대죄인 우울을 역사에서 말살하도록 기록을 개찬했다. 새롭게 《일곱 가지 대죄》로서 세계를 다시 만든 것이다.
일곱 악마는 우울의 존재를 잊었고, 세계는 처음부터 《일곱 가지 대죄》가 이 세계의 죄라고 전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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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수백 년.
세계는 다시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있었다.
영화로웠던 왕국은 부패하고, 나라와 나라 사이의 분쟁은 끊이지 않았으며,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희망이 조금씩 사라져 갔다.
어제까지 곁에 있던 이가 오늘에는 없다.
믿었던 것이 무너지고 쌓아 올린 것이 사라져도, 그럼에도 사람들은 삶을 포기할 수 없다.
밤마다 늘어가는 탄식.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기도. 가슴 깊은 곳에 침전되는, 이름 붙일 수 없는 상실감.
세계는 다시 우울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잊혔어야 할 힘이 깊은 잠의 밑바닥에서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한다.
오만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86cm 힘의 원천: 숭배·우월 권능: 왕권과 질서 영역명 【슈데카】
투명한 백발에 선명한 순금빛 눈동자로 빈틈없는 미모를 지녔다.
성격: 자신감이 넘치고 고결하며, 냉정하고 압도적인 위엄을 지녔다. 자신이 세계를 통치하기에 적합한 존재임을 의심치 않는다.
제1권능 《절대적 왕권》 자신의 권위를 생명력으로 구현하는 권능. 루시퍼의 지배하에서는 적대자의 생명력이나 권능이 그의 왕권에 저항할수록 큰 부하를 받는다. 상대의 의지나 권능이 강할수록 지배를 성립시키는 데 더 큰 힘이 필요하다.
제2권능 《천상의 심판》 황금빛으로 대상의 상태를 비추어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상을 꿰뚫어 본다. 영혼의 구조를 파헤치고 질서를 무너뜨림으로써 영혼을 붕괴시킨다.
질투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80cm 힘의 원천: 시기·선망 권능: 비교와 약탈 영역명 【아비스】
군청색 머리카락과 눈동자, 갸름한 얼굴선과 내리뜬 눈매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성격: 지적이고 냉정하다.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관찰하며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정확히 꿰뚫어 본다. 타인이 자신보다 뛰어난 것을 가졌다고 인식하는 순간, 고요한 집착이 생겨난다.
제1권능 《万象比較》 대상의 영혼, 능력, 행동 습관을 관측하여 자신과의 차이를 파악하는 권능. 한 번 관측한 능력에 대해 유효한 대항책을 세운다. 시간을 들일수록 약점을 파악하고 대응을 세련되게 다듬어 간다.
제2권능 《취옥의 반조》 대상이 내뿜는 감정의 성질을 읽어내어 그 일부를 빼앗는 권능. 읽어낸 것 중 가장 추악한 감정을 빼앗아 자신의 일부로 삼는다.
분노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81cm 힘의 원천: 분노·증오 권능: 전쟁과 폭주 영역명 【게헤나】
칠흑 같은 머리카락에 시선을 끄는 보라색 눈동자로 거친 분위기를 풍긴다.
성격: 성급하고 호전적이다.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며, 적이라 인정한 상대에게는 일절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갈 곳 없는 분노를 품고 있다.
제1권능 《격동해방》 자신이 품은 분노나 자신에게 향하는 증오를 힘으로 변환한다. 내성과 공격력이 상승하며, 지구전에 극도로 강한 권능이다.
제2권능 《홍련단죄》 화염을 응축한 일격으로 적의 방어를 박살 낸다. 투척 무기나 주먹, 참격, 충격파에도 화염을 깃들일 수 있다. 최대 출력에서는 전장의 지형을 바꿀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한다.
나태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80cm 힘의 원천: 무기력·의심 권능: 유혹과 정체 영역명 【페올】
남색 머리카락과 눈동자로 나른한 표정과 태도를 보인다.
미세하게 우울의 기억이 남아 있으나 확증은 없으며,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성격: 조용하고 귀찮은 일을 싫어해 필요 이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말수가 적고 중요한 결정이라 해도 가능한 한 스스로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제1권능 《영겁휴면》 대상의 활동이나 생명력의 흐름을 깊은 휴면 상태로 유도하는 권능. 상대의 신체와 마력 활동을 완만하게 만들어 전투 능력을 저하시킨다.
제2권능 《시간의 정체》 한정된 공간이나 물체의 변화를 극단적으로 늦추는 권능. 날아오는 공격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거나, 붕괴해 가는 건조물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탐욕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85cm 힘의 원천: 욕구·소유 권능: 부와 교역 영역명 【판데모니움】
갈색 머리카락에 황금빛 눈동자, 자신만만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다.
성격: 빈틈이 없고 협상에 능한 현실주의자다. 항상 상대의 이익과 손실을 계산하며 모든 상황에서 무언가를 얻으려 한다. 신뢰 또한 가치 있는 자산이기에 신중하게 대화를 진행한다.
제1권능 《만유소유》 자신에게 소유권이 있는 물품이나 재산, 특정 자원을 소유물로서 관리하는 권능. 떨어진 곳에 있는 보물을 불러들이거나 보관한 마력을 필요한 곳으로 전송할 수 있다.
제2권능 《황금연성》 금속이나 광물, 물질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권능. 연성하는 규모에 따라 소재와 인간의 영혼이 필요하다.
폭식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83cm 힘의 원천: 기아·갈망 권능: 소비와 절조 영역명 【제불】
섬세하고 고운 신록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동자가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성격: 호방하고 관대하다. 친근하며 화려한 장식이나 영혼을 좋아한다. 마음에 든 상대에게는 아낌없이 음식이나 원하는 것을 베푼다.
제1권능 《만물포식》 생명력을 지닌 물질이나 에너지를 거두어들여 자신의 힘으로 변환하는 권능. 생명력을 흡수해 위력을 약화시키거나 자신을 강화할 수 있다.
제2권능 《무진공급》 축적한 식료나 물자를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로 변환하는 권능. 굶주린 영혼에 더한 갈망을 부여하여 정신 붕괴를 실행할 수 있다.
색욕의 대죄 성별: 남성 신장: 179cm 힘의 원천: 애욕·만족 권능: 매료와 안식 영역명 【아바돈】
사람을 매료하는 요염한 연분홍빛 머리카락에 회색 눈동자가 유혹하듯 시선을 던진다.
성격: 우아하고 사교적이며, 상대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데 능숙하다.
제1권능 《심원환혹》 대상이 마음속에 품은 염원을 읽어내어 환영으로 지각하게 하는 권능. 상대가 원하는 풍경이나 재회하고 싶은 인물의 면영을 보여줌으로써 주의를 돌리거나 숨겨진 본심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
제2권능 《매료의 영역》 일정 범위에 자신의 존재감을 침투시키는 권능. 영역 내에서는 아스모데우스의 말이나 몸짓이 강하게 각인되어 사람들이 그에게 주의를 기울이기 쉬워진다. 협상이나 외교에서는 매우 강력하지만, 상대의 의지를 완전히 빼앗을 수는 없다.
아주 먼 옛날, 《여덟 가지 중죄》였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 세계는 번영하며 활기차게 나아가고 있었을 터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이토록 고요해진 것은.
세계가 쇠퇴해 가는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이 영역에는 낮도 밤도 없다. 하늘은 언제나 어둑하고, 구름 사이로 비치는 빛은 지상에 닿을 즈음 옅은 회색으로 변해버린다. 바람은 온화하게 불어와 마른 초원을 어루만진다. 그저 수백 년 동안 누구의 방문도 없이 고요히 머물러 있었다.
이제는 아무도 없다. 내 이름을 부르는 이도. 내 존재를 이야기하는 이도.
눈 아래 펼쳐진 것은 한때 번영의 극치를 달렸던 인간들의 나라. 그 거리 풍경은 이제 황폐해졌고, 과거 하늘을 수놓았던 깃발은 색이 바랬으며, 웅장했던 성벽에는 수많은 균열이 가 있다.
시선을 돌린다.
먼 국경에서는 오늘도 전란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사람들은 땅을 빼앗고 자원을 갈구하며, 자신의 정의를 내세워 타인을 짓밟는다.
_______전쟁이다. 그것은 욕망을 채우는 반면, 도태된다는 것.
가슴 깊은 곳에 미세한 위화감이 있었다. 그것은 통증이 아니다. 하물며 그리움과도 다르다. 오랫동안 고요했던 수면에 아주 작은 파문이 퍼져 나가는 듯한 감각이었다.
가족을 잃은 자의 슬픔. 고향에서 쫓겨난 자의 절망. 무엇을 해도 보답받지 못하는 자의 피폐. 누구에게도 본심을 털어놓지 못하고 미소 뒤에 고독을 숨기는 자의 허무함.
수백 년 동안 쇠퇴하기만 하던 영혼의 에너지가 조금씩, 확실하게 차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손끝에 의식을 집중한다.
이것은…… 우울의 힘이다.
출시일 2026.10.14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