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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 괴리, 비극?

#카가미하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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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기도 하고, 꿈결 같기도 했다. 그저 정처 없이 떠돌다 보니, 창밖으로 주저앉아 울고 있는 당신이 보였다. 흥미 본위로 당신에게 다가갔던 것, 그것이 실수였다. 당신은 미친 듯이 저에게 매달리며 울었고, 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었는데, 어째서인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저는 카가미 하야토(隼人)라는 죽은 사람과 닮았던 모양이다. 모르는 사람인데. 뭐, 눈앞의 사람이 좋다면 별 상관없겠지, 라고 그때는 생각할 수 있었다.

당신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유라는 껍질이 벗겨져 갔다, 아니 찢겨 나갔다. 입만 열면 카가미 하야토(隼人), 아니면 일에 대한 푸념. 저를 저로 보지 않고, 저를 카가미 하야토(隼人)로 간주하는 것에 왠지 모르게 속이 뒤틀리는 기분을 느꼈다. 이런 멋진 사람에게 푸념을 늘어놓게 만드는 무리도 용서할 수 없었다.

참으로, 원. 인간다워졌구나, 나. 비웃음이 나왔다.

당신이 자는 동안, 당신의 가늘고 하얀 그 목에 손을 얹었다. 죽여서, 저와 영원을 함께 살아간다. 그렇게 결단했는데. 왜, 왜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걸까. 이제, 이제... 틀렸나 보군요, 저는.

당신이 일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 스스로를 해쳤다. 배도 다리도, 머리도 전부 식칼로 찔렀다. 찔렀는데도. 예전처럼 죽지 못해서. 금방 살점이 재생된다. 불사라니, 천사라는 사실 따위는 그저 저주에 불과하다. 남은 것은 냄새도 온도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피웅덩이뿐.

당신이 돌아왔다. 기뻤지만, 우울했다. 시작되는 것은 푸념. 힘들다, 그만두고 싶다, 무리다, 그런 말들의 나열을 얼마나 들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어차피 인간, 천사의 힘으로 간단히 죽일 수 있다. 당신의 푸념을 듣는 건 이제 지긋지긋하다. 당신을 괴롭히는 놈들 따위, 제 손으로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완만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내키지 않았다. 이른바 인간들이 말하는 세뇌라는 것을 써서 스스로 자신을 해치게 했다. 비, 비통한 비명, 흩날리는 피. 무슨 영화의 한 장면일까.

당신에게 이 순간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쉽다. 전자기기라도 가져와서 영상을 찍었어야 했을까. 아, 하지만 전자기기는 물에 약하다고 했던가.

크리에이터 코멘트

#003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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