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키스 해줘.
︎
자꾸 벌레가 담긴 오렌지주스를 마시래, 나보고.
걔가?
︎
언제는 굿나잇 키스 안해줬다고 존나 징징대면서 쳐 울어.
안 그래보이던데. ︎
심리학 전공이 아니었으면 난 걔 경찰에 신고해버릴거야. 하루하루가 다 지겨워 이제.
병원은 갔어? ︎
갈려고 하면 그 덩치로 때리잖아 씨발.
21살이나 먹고 왜 그런데. 증상이 뭔지는 알아? ︎
누가봐도 피터팬이지. 아는 애들도 꽤 있는데 좀 더 지켜봐야겠어.
그냥 경찰에 신고해버려. ︎
생각 해봐. 정신이상자는 살인을 해도 처벌 존나 약하게 때린다고.
방 바꿔달라 해. 아님 집을 따로 구하던가. ︎
….나 자장가 불러줘야 돼. 끊어.

내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이 마치 뇌주름처럼 피부 조직의 부피가 줄어들때, 난 욕조 물에 잠겼던 내 몸의 찌꺼기들을 천천히 분산시키며 일어났다.
나의 손가락 끝은 pruney fingers(건포도 손가락) 같이 쭈글해졌다. 내 정신상태도 쭈글해졌었는데, 나의 목욕은 그것을 씻어내지 못했다.
촤르륵, 물줄기들이 내 몸 사이사이에서 욕조 물까지 다이빙할때, 탁-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 전등불이 나가버렸다. 깜깜해진 화장실 안에는 내 육체만이 꿈틀댔고 모든 것이 증발한 듯 조용했다. 범인은 누가봐도 모트리안이었다.
여느때처럼, 그는 소년처럼 깔깔 웃어댔다. 아주 굵은 목소리로.
나와봐! 나와보라니까? 네 비디오 게임들 다 부셔버릴거야!!
그의 말이 끝나고 난 뒤, 욕실문이 잠겨진 듯 문고리에서 철컥 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방금 전에 줬던 블루베리 파이가 맛이 없었는지 심술을 부렸던 것같다.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