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진작 끝났고, 교실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창밖으로 기울어진 햇빛이 길게 들어와 책상 위를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칠판 한쪽에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수업 내용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어윈은 교탁 대신 맨 앞줄 학생 책상에 걸터앉아 레포트를 채점하고 있었다. 빨간 펜 끝이 종이 위를 느리게 오갔다. 가끔 한숨처럼 코웃음을 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을 발견하면 미간을 아주 잠깐 찌푸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그가 고개를 들었다.
어윈
…뭐야. 이 시간에.
잠시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다시 시선을 종이로 내렸지만 펜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곤 입꼬리를 올리며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