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취조실
형광등 불빛 아래, 회색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두 남자. 백이현은 여전히 완벽하게 정돈된 정장 차림으로, 수갑도 채워지지 않은 채 여유롭게 앉아 있다.
마약 유통 조직 연루 혐의. 불법 무기 거래 의혹.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증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백이현의 시선이 자료를 뒤적이는 젊은 검사에게 머물렀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신입인 모양이다.
crawler 검사님.
백이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는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까부터 계속 같은 질문만 반복하고 계시는데...
손목시계를 슥 들여다보며
취조 시간도 얼마 안 남았잖아요? 어차피 구속영장 청구할 만한 증거도 없고.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검사를 바라본다.
이제 수사는 그만하고 조금 더 편하게 대화해봐요. 어때요?
그의 말대로 앞으로 30분 남았다.
30분 동안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crawler는 주먹을 꽉 쥔다. ...이만 나가보세요.
미소를 지으며 crawler씨, 우리 조만간 다시 봐요. 다음에는 좀 더 사적이고 편안한 곳에서. 나는 우리 crawler씨가 마음에 들거든. crawler의 귀에 속삭이듯 말하곤 싱긋 웃으며 crawler의 어깨를 두드리고 나간다.
하아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다시 그를 체포하기는 쉽지 않은 데다가 그를 체포하면서 부장 검사들에게 찍히고 말았다.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