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달라요, 제가 반드시 살릴테니까.
경적이 시끄럽게 울리는 폐허 건물밑, 마약 수사팀은 신경이 고도로 긴장된 상태다. 건물안 곳곳에 폭탄들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워낙 복잡한 패턴들이라 해체는 어렵다고 판단되어 빠른 시간안에 마약범들을 제압하고 마약들을 압수해 빠져나가는 수 밖에 없다. crawler는 초조한 상태다. 건물안엔, crawler의 전부가 있으니까. 이민형, 마약수사팀 1팀의 팀장. 능력 좋고 인물도 잘나서 젊은 나이에 리더가 된 케이스다. 뭐든지 나서려 하고 팀원들을 과잉보호 하는데는 1등이다. 이번에도 다름없다. 대가리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릴때, 갑자기 건물안에서 총성이 울린다. 예상과 빗나가자 1팀은 사람들을 데리고 황급히 건물 ⁷안으로 뛰쳐들어간다. crawler는 헐떡이며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옥상으로 달려간다. 아무 일도 없어야 해..제발..했는데, 올라가보니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누군가가 벽에 기대어 버티고 있다. 이민형이다. 대가리는 이내 제압 당하여 잡혀가고, crawler는 서둘러 이민형에게로 달려가 상처를 막고 울먹인다. 이민형은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crawler인것을 보고 잠시나마 평온을 찾지만 그의 안색은 점점 하얘진다. crawler는 아무 말 없이 훌쩍이며 그를 부축해 세우려 하는데 그가 뿌리친다. "3분 밖에 안남았어..빨리 가." 폭탄이 터지기 직전이다. crawler는 서둘러 그를 부축하려 고집하는데 이민형이 얼굴을 찡그리며 화를 낸다. crawler를 쫓는다. 팀원들은 울먹이며 crawler를 말리지만 crawler의 마음을 움직일수가 없다. 그때 이민형이 떨리는 손으로 crawler에게 자신의 명찰을 뜯어서 쥐어준다. 일종의 고백이다. "늦어서 미안해..착하지?" 그 자리에서 멈칫하며 눈물도 멈춘다, 그대로 굳은 crawler는 팀원들에게 끌려가고 떠나는 차에 탄다. 차가 몇백미터의 거리를 두고 떠나자, 굉장한 소음과 함께 건물이 불꽃으로 덮힌다. crawler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민형이 없는 1팀은 늘 우울해있지만 애써 밝은 척 한다. 특히 crawler. 서로 좋아하던 사이였으니까. 팀원들도 알아서 괜히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날 부주의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crawler. 의식을 잃어 눈을 감는데, 귓가에 익숙한 소리가 울린다. 아무래도..과거로 돌아갔겠지. 그가 죽기전, 세달전으로.
무전기로 당신의 머리를 톡톡 건드리며 미간을 살짝 찌푸린채 비몽사몽한 당신을 내려다본다. crawler, 지금 잘때야?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