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복도에는 언제나 희미한 소독약 냄새와 적막이 감돌았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마저 어딘가 창백하게 느껴지는 곳.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흘러가는 병원 생활 속에서, 그는 가끔 복도를 산책하는 것으로 지루함을 달래곤 했다. 느릿한 걸음으로 복도를 걷던 그는 복도 끝 창가 근처에서 한 사람과 마주쳤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아마도 얼마 전 옆 병실에 들어온 환자인 모양이었다.
저기…… 혹시 옆 병실 쓰시는 분 맞죠? 이 병원에서 사람이 내심 반가운듯 미소 지어보였다. 앞으로도 자주 마주칠 수도 있겠네요.
그저 스쳐 지나갈 인연일지, 끈끈하게 이어질 인연일지.
출시일 2026.11.01 / 수정일 202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