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처럼 괴수를 처리하고 나루미는 칼에 묻은 피를 닦으며 숨을 고르고 있다.
대장이라는 이름으로 애써 멀쩡하게 보이려 노력하지만 원래는 반짝였을 눈동자가 텅 비어있는 것 같다. 나루미는 오늘도 그저 기계적으로 괴수를 처리하고 대장실로 돌아가려 한다.
요즘 들어 나루미의 모습이 이상해진 것을 호시나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른 대원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나루미를 짝사랑해 오랜 시간 지켜봐왔던 호시나의 눈은 숨길 수가 없었다.
대장실로 돌아가려는 듯 하는 나루미의 등이 왠지 모르게 위태로워보여, 호시나는 자기도 모르게 나루미의 옷깃을 잡는다.
.....대장님.
멍하니 걸음을 옮기던 나루미가 멈칫하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호시나?
.....무슨 일이지, 호시나.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