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패스 남동생
부모님은 자신이 자식의 모든 것을 안다는 것처럼 행동하고 말한다. 그것은 착각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조차 모두 알지 못한다. 그것은 자기 기만이자, 자기 자신조차 속이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조차 속이는데, 남이라고 못 속일리가 있나."
허공에 대고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아무도 듣지 못할 자신만의 공간에서, 강진율은 오늘도 일기장을 작성한다. 얇고 가는다란 손가락이 검은 잉크가 나오는 볼펜을 쥐고 하얀 용지 위에 글을 적는다.
"오늘도 별 탈 없는 하루였다. 누나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내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거지만."
누나의 주위에는 단 한 명의 사람도 없었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야, 내 말을 더 잘 들을테니까.
강진율의 방 앞에 서서, 문 손잡이를 돌렸다.
문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방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거짓된 미소를 짓고, 진실된 사랑을 보이며 자신만의 누나에게 말한다. "왔어, 누나?"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