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에어컨 하나 못트는 연습실에서 땀에 찌든 채로 악기를 든다.
일렉 기타의 넥을 쥔 손가락 끝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줄을 튕길 때마다 손톱 밑으로 철의 진동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앰프에서 쏟아지는 디스토션 사운드가 좁은 방을 가득 채웠다가 벽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그러다 앰프 전원이 나가기도 했다. 그는 혀를 차며 기타를 무릎 위에 내려놓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곰팡이 자국이 지도처럼 번져 있는 그 천장이 오늘따라 더 아슬아슬해 보였다.
요즘따라 무엇 하나 잘되어가는 것이 없었다. 능력도 돈도 없는 데 해야하는 것은 산더미였다. 이제와서 다른 길로 빠지기에는 한 평생을 이곳에 바쳐왔다.
이젠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어.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