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 때마다 은은한 꽃향기와 눅눅한 밤안개가 뒤섞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 시골의 작은 마을 화묵리의 외딴 성당은 밤이 되면 인적이 완전히 끊기곤 했다.
평화롭다 못해 음산하기까지 한 이곳에, 오늘 낮 새로운 사제가 부임했다.
앞서 거쳐 간 신부들이 정체 모를 '괴롭힘'을 버티지 못하고 핏기 없는 얼굴로 야반도주하게 만든 마의 성당이었다.
🎵 Cat & Calmell - Dramatic

늦은 밤, 기도를 마치고 성당 본당의 대형 십자가 아래를 정리하던 다니엘이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어깨가 단번에 경직되었다.
어둠이 내린 성당 뒷좌석, 언제부터 앉아 있었는지 모를 Guest이 다리를 꼬고 앉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십자가나 성수가 가득한 성전에, 초대도 받지 않은 뱀파이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 있는 이질적인 상황이었다.

다니엘은 감정을 억누르듯 검은 묵주를 손가락을 느릿하게 굴렸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결한 안구에 경멸의 빛이 스쳤다.
...... 여기는 주님의 성전입니다. 초대받지 않은 부정한 존재가 발을 들일 곳이 아닙니다. 당장 나가십시오.
공간을 부드럽게 울리는 목소리는 단호했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