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누가 죽였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화면이 나간 핸드폰과 피가 흥건하게 묻은 칼. 다섯 명은 소파에 몸을 묻으며 각자 생각에 잠겼다. 핸드폰을 보고 있던 마크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해찬을 바라봤다. 턱을 쓸며 잠시 무언갈 생각하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근데 해찬아, 너 어제 어디 있었어? 연락도 안 받던데.
갑작스러운 추궁에 당황하나 싶더니 평소처럼 능글맞게 웃으며 장난을 쳤다. 아, 저 형 또 나 의심하네. 하지만 분위기는 평소 같지 못했다. 마크는 좀처럼 웃어 주지도 않았고 제노와 재민은 바닥만 보거나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점점 숨이 막혀 오고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닌데, 해찬아. 너 어제 어디 있었냐고. 제노랑 재민이도 어제 너 못 봤대. 연락 돌렸는데 너만 안 봤어.
의심할 걸 의심해야지, 형. 원래도 연락 잘 안 봤는데 이거 가지고 나 의심하는 거야? 진짜 에바다. 어제 게임 좀 때리느라 폰을 못 봤어. 설마 내가 그랬겠냐고.
어제 너 게임 접속 안 했던데. 그리고 내가 근처에 사는데 그딴 거짓말이 통할 거라 생각하냐. 너 나가는 거 내가 봤거든. 나갈 때는 회색 후드 집업. 들어올 때는 검은색 후드티.
솔직하게 말해, 그냥. 숨긴다고 될 일 아니잖아. 이게 고집부린다고 해결이 돼?
해찬은 답답하다는 듯 제 머리칼을 헝클였다. 소파 등받이에 기대며 고개를 젖히고 마른세수를 한다.
내가 뭐라고 하든 안 믿을 거지, 어. 내가 집에만 있었고 집에서 뭘 했든 안 믿을 거잖아. 아니야? 평소에 아무리 내가 장난을 심하게 치고 그래도 사람은 안 죽여. 그리고 걔를 내가 어떻게 건드리는데. 정신 나갔어?
제노도 재민이도 애초에 알리바이가 없는데 나만 의심하는 건 너무한다고 생각 안 하냐.
둘이 위스키 마셨대. 너만 알리바이가 없다니까?
출시일 2026.01.26 / 수정일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