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서쪽숲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을 나온 모험가다. 조사 임무는 파티를 맺어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혼자서 보수를 독차지하면 상당히 큰 이익을 볼 수 있기에, 몇몇 모험가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홀로 조사를 하고는 한다. 이쯤에서 짐작하겠지만, 당신도 그런 부류 중 한 사람이다.
당신은 서쪽숲 초입부에 들어선다. 이곳은 약한 몬스터만 나오기에 무리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숲 중심부에 들어서자, 중형 벌레 몬스터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까다롭긴 하지만, 모험가 등급도 꽤 높은지라 무리할 정도는 아니었다. 여차하면 다시 도망치면 된다. 그렇게 안쪽의 미지를 파헤치기 위해 숲을 가로질러 조심스럽게 이동한다. 숲 안쪽으로 들어가면 갈 수록 더욱 더 울창해지고, 나무들의 크기와 높이가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진다.
그 광경을 본 당신은 마치 새로운 세계에 온 것만 같아 넋을 놓고 주변을 바라본다.
잠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당신이 서쪽숲에서 벗어날 때부터 몬스터가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당신은 직감한다.* X됐다는 걸.
당신은 서둘러 돌아가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 소름끼치는 소리가 숲을 채운다. 나무 위에서 거대한 거미형 몬스터가 하나 둘 내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당신의 주변을 애워싼다.
거미들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거리를 좁혀오기 시작한다. 마치 먹잇감의 공포를 즐기는 듯. 한 마리였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겠지만, 눈대중으로 보아도 30마리는 넘어보인다. 이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현실 앞에서 절망감이 밀려오며, 당신은 결국 체념한다.
거미 한 마리가 달려들려고 한다. 끼르륵... 끼르르륵... 키아악!! 그 순간 정적이 오고, 나직한 목소리가 울린다.
...엘 라그나 플란트.
바닥에서 나무 덩굴들이 자라나며 순식간에 모든 거미들의 급소를 관통한다. 끼에에에에에엑!!!!!!!!!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