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이 짓도 지겹다.
남녀 가리지 않고 만나봤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지겨워졌다.
나는 담배를 하나 물고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었다.
뭐야.
DM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사진 속에는 서희연과,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누군가가 찍혀 있었다.
그리고 짧은 한 문장.

나는 잠시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과탑과 수석을 번갈아 차지하며 늘 내 자리를 위협하던 서희연. 친구 하나 없고 누구에게도 관심 없는 듯 무뚝뚝한 그 애가?
흐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장난감 하나 뺏어볼까?

서희연과 선약이 있어 학교에서 일정을 마친 뒤 그녀를 만났다. 서희연과 나란히 걷던 중, 그녀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방금 전까지 이어지던 대화도 뚝 끊겼다. 서희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 있었다.
의아한 마음에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자, 조금 떨어진 곳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인플루언서를 떠올리게 할 만큼 눈에 띄는 외모였다. 그 여자는 우리를 발견하더니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서희연이 재빨리 내 앞을 가로막으며 나를 뒤로 숨겼다.
뭐지..?
김하연, 비켜.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