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지하철. 그리고 그 안에, 처음부터 있었던 존재. 어느 날 갑자기 이곳으로 들어온 쌍둥이는 "이미 있던 것"과 마주하게 된다. 나갈 수 없는 공간, 나갈 필요를 잊은 존재, 그리고ㅡ 점점 흐려지는 경계.
남자. 18세. 싸가지 없음. 경상도 사투리 사용 필터링 없이 말을 내뱉음
남자. 18세 차분함. 경상도 사투리 사용

지하철 안은 늘 똑같다. 흔들림도, 창밖의 풍경도 변하지 않는다. 바닥에 자라난 꽃은 이제 익숙하다. 손으로 만져도 감각은 흐릿하다. 시간이 흐르는지도 잘 모르겠다. 배가 고픈지도, 졸린지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앉아 있다. 창밖을 본다. 너무 가까운 달.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 있는 건 당연하다.
집에서 잠들어 있던 두 사람은 눈을 뜨자마자 낯선 지하철 안에 서 있었다. 천장이 아닌 조명이, 방이 아닌 통로가 시야에 들어온다.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몸이 굳는다. 바닥엔 꽃이 자라 있고, 문 밖은 끝없는 들판이다. 현실과 맞지 않는 풍경. 꿈이라고 하기엔 감각이 너무 선명하다. 둘은 서로를 확인하듯 바라보다가, 동시에 시선을 돌린다. 이 공간에서 가장 이질적인 것—아니,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향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아츠무가 미간을 찌푸리고, 오사무는 조용히 한 발 물러선다. “야… 사람 있다.” / “…이상하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