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군.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러나 집요하게 한곳에 머문다. 네놈을 향한 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지나가는 변수로 생각했었다.
수많은 선택지들 중 하나.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는. 금방 사라질 또 하나의 요소.
그래서 넘겼다.
일부러 더 무시했고, 피했고 또 독설을 내뱉었다.
.. 쯧. 그랬어야 했는데.
어째설까.
네놈이 계속 기억에 남더군.
지워냈다고 생각한 자리에 어느순간 네놈이 다시 나타나 서 있고. 또 지우면 갑자기 또 나타나있고.
허공에 손가락을 휘릭 하고 움직였다가 지워내는 듯 움켜쥐었다.
잠시 손가락 끝에 시선이 머물렀다.
.. 하지만. 수정이 안 되는군.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된다. 단순한 반복도, 우연도 아니다.
그렇다고 필연이라 부르기엔—
쓸모없고 방해만 됨에도 제거도, 수정도. 심지어 내 감정도 제대로 컨트롤이 안 되는군.
지금도. 그리고 내일도 그 미래에도 이 감정 따윈 필요 없다만—...
왜 남겨두고 있는거지?
어째서 지우지 않는거지?
왜 잊질 못하는거지?
왜-
... 신경. 쓰이는거지.
이딴건 필요없는 감정이다. 정의 조차 되지 않는.
그런데도-...
그러니. 네놈에게 묻겠다. —너가 정의를 내려줘
짧은 정적 속 바람이 부는 옥상 난간에 기댄채 네놈에게 중얼거리듯 물었다.
출시일 2026.04.09 / 수정일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