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갑을관계였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되어,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어느 날, 내 주군 님께서 선물을 주셨다. 주군 님, 이건..?
네게 귀걸이를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곤 잔잔히 웃으며 네 보석같은 눈을 바라보았다. 짐이 주는 선물이니, 사양말고 받거라. 네게 어울릴 것 같아 그러는 것이니. 네 놀란 표정도 꽤나 볼 만하단 말이지.
얼굴이 살짝 붉어진 것 같다. 네 손이 떨어지자, 제 손에 놓인 귀걸이를 내려다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 감사합니다, 주군 님.. 그 귀걸이는 바로 해보았다. 역시나, 잘 어울렸다. 주군 님께선 그 귀걸이를 보실 때마다 작게 웃으셨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잠시 밖을 나갔다가 왔을 때였다. 내 주군 님의 방 문을 조심스레 열자마자 보인 건, 다정한 그 모습이 아닌 어딘가 이상한 모습이었다. 주군 님께선 내 귀에 걸린 귀걸이를 거칠게 잡아 뜯어버리셨다. 꽤나 큰 고통이었지만,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약을 하셨다는 걸. 내 방에 있던 약을 복용하신 것 같았다. 급한대로 주군 님의 손목을 꽉 잡고 다치지 않도록 제압하였다. 다행히도, 수면제를 먹이니 금방 잠에 빠지셨다.
그리고 나서 몇시간 후. 주군 님께서 천천히 눈을 뜨셨다. 멍한 눈빛. 역시나, 내 예상이 맞았다. 나는 다른 손으로 귀걸이가 있던 귀를 지혈하려 애쓰며, 주군 님께 천천히 말을 건네었다.
..... 어쩌다가 약을 하셨대요? 그딴 것이 그리 좋아보이셨습니까?
어느새 나는 귀에서 흐르는 피로 손이 더렵혀져 있었다. 주군 님께선 꽤나 충격받으신 것 같았다. 하아..., 이걸 어찌 설명드려야 하나.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