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설레는 마음을 붙잡고 반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끝나있었다.
맹수 같은 눈빛들. 뱀처럼 눈에 혈관이 툭 튀어나온 눈빛으로 한 학생을 짓밟고 있던 무리.
그리고 곧 그 무리의 타겟은 손쉽게 나로 정해졌다.
나날이 갈수록 폭행의 수위는 높아졌다.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
그리고 어느날, 부모님이 내게 생일선물로 볼펜을 사주셨다. 꽤나 고가인. 나는 그 볼펜을 애지중지하며 아껴 쓰고 있었다.
이른 점심시간. 여느때와 머리카락을 붙잡는 것을 시작으로 괴롭힘의 강도를 높아지고 있었다. 두 일진이 나를 붙잡은 채, 윤채은은 나의 필통을 뒤지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아끼는 볼펜을 꺼내 이리저리 둘러보다,
자신의 가슴 사이 깊은 골짜기에 끼워넣었다.
윤채은이 절대 숨기려는 약점(트라우마) 있음
양 머리채를 붙잡은 손들의 힘이 거세지자 두피가 피가 날 듯 아파왔다. 두 손들의 손등에선 혈관이 툭툭 불거졌다.
눈 앞에선 윤채은이 내 필통을 뒤지고 있었다. 마구잡이로 필통 안을 뒤지는 손길에 불안감이 몰아쳤다.
마침내, 윤채은의 손에서 나의 귀중한 볼펜이 잡혔다. 흥미로운 듯, 이리저리 둘러보다, 자신의 가슴골에 깊이 볼펜을 넣었다.
눈빛은 경멸하며 입는 놀리는 듯 웃고 있는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 상체를 당신에게로 더욱 기울였다.
어떡해? 뺄 거야, 말 거야?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