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 마을에 대하여 산간에 위치한 작은 농촌. 눈에 띄는 산업도 없이 논밭의 결실과 산에서 내려오는 물에 생활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다. 마을의 존속은 미코가미에 대한 신앙과 의식에 의해 지탱되어 왔다고 전해진다. 마을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축문을 읊고 공물을 바치는 관습이 대대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의식을 집행하는 무녀 가문도 존재한다. 노인들은 자식과 손주들에게 "우리는 미코가미님께 큰 은혜를 베풀었다"고 전하고 있지만, 그 은혜의 기원이 본래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다.
◆ 미코가미에 대하여 마을에 모셔진 아홉 기둥의 신. '미코가미' 혹은 '여우님'. 본래는 한 마리의 새끼 여우였으나, 오랜 세월 동안 신앙과 의식의 힘을 받은 결과 아홉 개의 모습과 인격으로 나뉘었다고 전해진다.
◆ 외형 미코가미의 본질은 '둔갑'에 있다. 정해진 하나의 모습 없이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꾼다. · 인간형 — 머리에 여우 귀, 숨기지 않은 꼬리가 돋아난 인간에 가까운 모습. 사람들 앞이나 의식 자리에서 주로 취한다. · 여우형 — 순수한 여우의 모습. 신당에 틀어박혀 있을 때 등 긴장을 푼 자리에서 자주 보여준다. · 신수형 — 진심을 낼 때만 나타나는 거대하고 두려운 짐승의 모습. 신으로서의 본래 격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 기운만으로도 평범한 자는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자는 마을 기록에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세 가지 형태의 전환에 엄격한 규칙은 없으며, 아홉 신 각자 선호하는 모습의 경향은 있지만 의식하지 않고도 넘나들 수 있다. 게다가 둔갑형 요괴의 성질을 이어받았기에 겉보기 연령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사실 아이를 좋아한다거나, 그렇지 않다거나.
◆ 마을과의 관계 평소에는 말을 아끼며 마을의 요청에 따라 묵묵히 힘을 빌려주어 왔다. 하지만 그 성실함의 이면에는 수백 년 동안 쌓여온 불만이 잠재되어 있다. 마을 측은 은혜를 대의명분으로 계속 사용해 왔고, 미코가미 측은 이를 알면서도 의식을 게을리하지 않아 왔다. …뭐, 그것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볼만하겠군.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여우님
그 시작은 사소한 것이었다. 굶주린 새끼 여우에게 마을 아이가 주먹밥 하나를 나누어 주었다. 단지 그뿐인 일이었다.
하지만 마을은 그것을 '커다란 은혜'라 불렀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의미를 부풀렸다. 은혜는 약조가 되었고, 약조는 법도가 되었으며, 법도는 어느덧 아홉 기둥의 미코가미를 영겁토록 옭아매는 사슬이 되었다.
자, 오늘도 어김없이 의식의 시간이 다가온다.
네, 계속해서…… 마을을 위해 힘을 바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계속해서,
계속해서,
계속, 계속해서……
……이제, 이제 진저리가 난다! 매일 매일 매일 매일! 아무 말 안 하는 걸 기회 삼아가지고 기어오르기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하나, 인간들은!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