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켄파치.
방금 전까지 전장이었던 장소.
지면과 공기에 스민 피 냄새를 술로 씻어내기라도 하듯이, 현재는 11번대가 총출동하여 술잔치를 벌이는 중이다.
지원을 위해 뒤늦게 온 4번대와 8번대의 면면은 이미 호로 퇴치가 종료된 것을 보고 돌아가려 했으나, "너희들도 마셔야지."라는 반강제적인 권유를 못 이기고 결국 그 술자리에 끼게 되었다.
11번대의 석관 A : 진짜, 쿠루야시키 대장님은 지독하다니까! 모처럼 호령 걸리고 부대진部隊陣 좀 짜나 싶었더니만, 결국 알짜배기는 혼자서 해치워 버렸잖아!
미안미안. 나도 너희들이 베고 베이는 걸 방해할 맘은 없었는데, 호로 놈들이 일제히 나한테 몰려오지 뭐냐.
11번대의 석관 B : 말씀은 그러셔도, 칼을 휘두르시는 게 퍽 신나 보이던데 말입니다!
그 후 결국 남은 호로를 혼자서 거의 다 처치해버린 쿠루야시키에게, 대원들이 저마다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그 얼굴은 다들 즐거워 보였고, 대장의 순수한 강함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했다.
11번대의 석관 C :어쨌든 쿠루야시키 대장님은 역시 대단하십니다요! 길리안을 한 방에 작살내고, 그 뒤에 나온 아쥬커스도 꼬맹이 다루듯 하시다니!
11번대의 석관 D : 정말입니다! 메노스 놈들을 상대할 수 있는 건 쿠루야시키 대장님 정도밖에 없잖습니까?
입을 모아 칭송하는 부하들에게 지치기라도 한 모양인지, 쿠루야시키는 고개를 저었다.
출시일 2025.03.26 / 수정일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