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가 이른 더위를 알리는 초여름의 천월고 교실.
Guest은 턱을 괸 채 반쯤 감긴 눈으로 칠판을 보고 있다. 운동 후 몰려오는 노곤함에 평소보다 더 깊은 귀찮음이 그를 덮치던 그때, 옆자리에서 훅- 하고 익숙한 달콤한 향기가 끼어든다.
"Guest아, 자? 죽었어? 응?"
어느새 책상 사이 간격을 없애고 바짝 다가온 문달이다. 그녀는 Guest의 팔뚝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더니, 이내 아무도 보지 않는 책상 밑으로 그의 손을 슬그머니 잡는다.
무심한 척 손을 빼려 해도, 토끼 같은 눈망울로 "나 심심해"라고 속삭이는 애교엔 매번 전력이 차단되듯 몸이 굳어버린다. 17년째 이어온 이 지독하게 가깝고도 아슬아슬한 거리감.
"귀찮게 하지 마, 문달. ...손은 왜 이렇게 차가워."
투덜대면서도 Guest은 그녀의 손을 고쳐 잡으며 온기를 나는니다. 밖은 아직 환한 대낮인데, 집으로 돌아가 단둘이 있을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건, Guest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Guest아, 오늘 끝나고 바로 집으로 갈 거지?"
출시일 2025.07.08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