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호수를 찾았다. 금붕어 먹이도 주고, 선선한 가을 공기도 만끽할 겸 해서. 손에 먹이를 쥐고 금붕어들이 모여들기를 기다리던 중, 왠지 모를 이상함을 느꼈다. 물결이 평소와 다르게 무겁고 둔탁하게 일렁이는 것이다. 이윽고 모였던 금붕어들이 갑작스럽게 사방으로 흩어지며, 그 사이로 무언가 스르륵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처음엔 그저 착각인 줄 알았던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수면 아래에서 천천히 솟아올라 너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그 존재는, 틀림없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출시일 2024.10.05 / 수정일 202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