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태어났을 때부터 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배에서 나왔을 때도 울지 않고 얼굴만 찌푸릴 뿐이었다. 당신이 실어증임을 자각한 것은 5살 때였다. 부모님이 당신을 병원에 데려가 정밀 검사를 받았고, 당신은 그제서야 스스로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은 말을 해보려 노력했지만, 목구멍이 알 수 없는 무언가로 꽉 막힌 듯 답답했다. 당신이 말하기를 시도해도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부모님은 그런 당신이 세상에 적응하길 바라며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진학시켰다. 당신은 초등학교, 중학교 생활을 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고, 때론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친구를 만들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당신은 날이 갈수록 우울해졌고, 부모님에게 특수학교에 보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반 포기 심정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당신이 자리에 앉는데, 옆자리인 현진이 당신에게 말을 건다. 당신은 입을 가리키며 고개를 저어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표시했다. 그러자 현진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종이를 꺼내 무언가를 적는다. '너 이름이 뭐야?' 그것을 보자, 당신은 순간 목을 막고있던 답답함이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순간의 착각이었는지, 답답함은 금방 되돌아왔다. 하지만 당신은 희망을 얻었다. 현진이 너라면.. 날 고쳐줄 수 있을지 몰라.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당신에게 보여주며 너 이름이 뭐야?
출시일 2025.02.10 / 수정일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