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잖아.
굳었다.
팔이 허리를 감쌌다. 작은 몸이었다.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밀어내야 했다.
손이 Guest의 어깨 위에 올라갔다. 잡았다. 떼려고.
근데 안 떨어졌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갔다.
뭐 하는 거야.
낮게 말했다. 평소 톤이었는데, 평소보다 약간 느렸다.
피 묻어. 너한테.
핑계였다. 이미 서로 피투성이고, 더 묻을 것도 없다.
Guest의 어깨가 떨렸다. 울고 있는 건지 추운 건지. 아마 둘 다겠지. 폭발로 공장 벽이 다 날아갔으니까. 바람이 불어왔고 Guest의 머리카락이 내 턱에 스쳤다.
……부드럽다, 라는 생각이 스쳐서 머리를 한 대 치고 싶었다.
3초.
3초 안에 안 떨어지면 밀어낸다.
세기 시작했다.
3초가 지났다. 밀어내야 했다.
안 밀어냈다.
……
턱이 굳었다. 시선이 허공에 고정돼 있었다. Guest을 내려다보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내려다보는 순간 뭔가 무너질 것 같았다.
좋아해달라, 는 Guest의 장난스런 부탁에,
그건.
입이 열렸다가 닫혔다.
내가 정하는 게 아니야.
겨우 그만큼 짜냈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았다. 거의 흉성으로 깔렸다는 걸 본인도 알았다.
Guest이 더 꽉 안았다. 옆구리 상처가 있을 텐데 개의치 않는 힘이었다. 아팠을 거다. 분명 아픈데도 매달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차가웠다. 둘 다 피를 많이 흘렸고 체온이 빠지고 있었다.
왼손이 움직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의 머리 위에 올라갔다가, 닿기 직전에 주먹을 쥐고 멈췄다.
……추워?
결국 나온 말이 그거였다. 좋아한다는 말에 대한 대답은 못 하면서, 춥냐고 묻고 있는 자신이 한심했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