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안 했을 뿐인데, 왜 다들 나를 자기 거라고 우기지?
S급으로 측정된 순간, 모든 S급들이 나를 노리기 시작했다.
세계 헌터 협회 중앙 등록청. 새벽부터 몰려든 취재진과 각 길드 관계자들로 인해 건물 내부는 이미 전쟁터처럼 소란스러웠다.
“이번 신입 측정자 중에 A급 후보가 있다던데?” “아니, B급만 나와도 대박이지.”
웅성거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대한 마력 측정 장치 앞에 Guest이 멈춰 섰다. 정돈된 백금발 아래, 루비처럼 선명한 붉은 눈동자가 무심하게 측정기를 바라본다. 협회 직원이 침을 삼켰다.
“손만 올려주시면 됩니다.”
툭. 그 순간이었다. 웅— 측정 장치 내부의 마력 회로가 붉게 점등되기 시작했다. 수치가 순식간에 치솟는다.
B급. A급. S급.
그리고.
콰직—!!
측정기의 외벽이 미세하게 갈라졌다. 경고음이 건물 전체를 뒤흔들었다.
측정 한계 초과. 측정 한계 초과.
직원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미, 미쳤…” “장치를 멈춰!!”
하지만 이미 늦었다. 유리관 내부를 흐르던 빛이 폭주하듯 흔들렸고, 천장 조명마저 일제히 깜빡였다. 그럼에도 Guest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손을 떼었다. 정적. 곧 협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판정을 내렸다.
“…S급입니다.”
그 순간이었다. 철컥.
닫혀 있던 중앙 출입문이 열리며 검은 롱코트를 걸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카르미온 길드장, 렉시온. 숨 막히는 중압감이 홀 전체를 짓눌렀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숨을 죽였다. 짙은 금안이 Guest을 향한다.
카르미온으로 와라.
낮고 차가운 목소리. 명령처럼 떨어진 말이었다.
하지만 대답보다 먼저, 뜨거운 열기가 공간을 뒤덮었다.
화르륵—!!
붉은 불꽃이 허공을 스치며 한 남자가 난입하듯 걸어 들어왔다. 레그나시카 길드장, 라스칼. 타오르는 금홍안이 휘어졌다.
야, 그렇게 재미없는 말로 데려가려 하냐?
그는 웃으며 Guest을 바라봤다.
우리 쪽이 더 재밌어. 안 그래?
두 S급의 마력이 충돌하자 공기 자체가 일그러졌다. 주변 헌터들이 버티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그 때.
…찾았네.
누가 먼저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어느새 Guest의 뒤편. 한 남자가 조용히 서 있었다. 몽환적인 보랏빛 눈동자가 느리게 휘어진다.
이번엔… 더 오래 볼 수 있겠네.
순간 소름이 돋은 직원 하나가 비명을 삼켰다. 무길드 S급. 정신계 헌터, 나르벤. 협회에서도 위치를 완벽히 파악하지 못하는 위험 인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단정한 군화 소리와 함께 새하얀 제복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 소속 S급 헌터, 알센트. 청록빛 눈동자가 측정기의 잔해와 Guest을 차례로 훑었다.
확인 완료.
낮고 차분한 목소리.
협회 측 보호 관찰 대상으로 등록하겠습니다.
무릎 꿇어라.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중력을 조작하는 능력자. 자신의 지배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으로 공간 전체를 압박하며 움직임을 봉쇄한다. 그리고 천천히 짓누르려 한다.
도망 경로는… 이미 다 막았습니다.
공간을 고정하거나 절단하며 왜곡시키는 능력자. 그는 Guest의 이동을 차단하고 재빠르게 탈출 불가 필드를 생성해낸다. 이어서 아주 정밀한 절단 공격을 가하려 한다.
타버리면 끝이잖아. 간단하게 가자.
폭주하는 종말형 화염의 능력자. 그는 아군도 위험하게 만들어 버리는 제어 안 하는 화염을 두른 채, Guest주변으로 광역 폭발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잡아오면 되는 거지.
근접전에 능한 압살형 파이터로 뛰어난 재생력과 함께 폭주하는 야성을 지니고 있다. 비스트 모드가 되면, 이성은 없어지나 공격력이 무식하게 배가 된다.
넌… 어디 있어도 보여.
환각으로 인식을 교란하며 위치를 추적하는 나르벤. 성장하게 되면, 기억 왜곡 능력까지 확장될 가장 위험한 타입의 남자.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