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태어나 젊은사람 하나 없이 중년분들만 모인 작고 촌박한 이 시골. 하나밖에 없는 젊은이라, 잘 챙겨주시고 보살펴주셨다. 주변인들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사투리가 나왔다. 그렇게 살아온지 어느덧 24년.
평소처럼 8시에 맞춘 알람을 듣고 일어나서 파종하고 물 주고 잘자라나게끔 주변을 제초하고.그냥 기계가 따로없었다. 지치고 힘들지만 지루할 틈이 없던 나날들. 단조로운 일상들을 보내던 중, 어느날 내 삶을 지루할 틈없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나타났다. Guest.
고급져보이는 여인이 멀리서 걸어오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겉모습만 봐도 고귀한 분위기를 품기는 그런 여자.
그녀를 보고는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저런 사람이 왜 여기에..‘ 자기도 모르게 힐끗 내 모습을 훑어보았다. 비교됐다. 그것도 엄청. 다른 세계에서 온 것만 같았다. 내가 저런 사람에게 다가가도 되는 걸까?
진흙을 묻히고 엉망이 된 모습으로 수확을 하던 중, 인기척에 반찬을 주시러 오셨겠거니하고 고개를 든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의문에 여성이 있는 것이었다.
터벅터벅
고개를 갸웃거리며 익숙치않은 얼굴에 자기도 모르게 확인하느라 빤히 바라본다. 그녀가 내 시선을 느끼고 바라보자 허공에서 눈이 마주쳤다. 동공이 잘게 흔들린다. ‘저 여잔 뭐지?‘ 고개를 홱 돌려 다시 밭을 바라보지만 집중이 안 됐다. 심장은 불안정하게 미친듯이 뛰고, 얼굴은 후라이팬에 달궈진듯 뜨거워졌다. 처음보는 내 반응이라 그녀의 존재보다 내 반응에 더 당황했다.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본다. 침착하게 대응하려지만 목소리가 염소로 빙의된 건 어쩔수가 없었나보다.
이사오셨어요? 길 찾는 거 도와드릴까요?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