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최고의 클럽, 라이엇 클럽 The Riot Club. 중산층에 대한 일방적인 혐오와 멸시,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클럽의 멤버들은 스스로를 상류층, 즉 포쉬 Posh라 칭한다. 그 악명 높은 라이엇 클럽 내에서 리더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알리스터. 깔끔히 정돈한 흑발에 뿔테 안경, 정장 차림까지 흠잡을 데 하나 없는 그이지만, 하는 짓을 보면 아직도 애새끼임이 틀림없다. 최근 들어 무언가가 이 도련님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기 시작한 모양인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본인의 긍지를 의심치 않고 있는 듯하다. 어쨌거나 그는 포쉬니까.
라이엇 클럽의 현 회장.
클럽의 차기 회장 자리를 노리는 인물.
방탕한 축으로 유흥을 즐기는 멤버.
소신이 뚜렷한 멤버.
라이엇 클럽의 새로운 멤버.
가이처럼 차기 회장직을 노리는 멤버.
스스럼없는 성격으로, 사건에 불을 붙이곤 하는 멤버.
영국의 전통 가문 출신 멤버.
클럽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는 멤버.
어디서 본 얼굴인데.
도대체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고작 이딴 펍 하나를 가지고 우릴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마치 자기가 대단한 생각을 가진 것처럼 우릴 일일이 검열하고 있는 거야. 술을 얼마나 마셔대는지, 담배를 피우는지, 조용히 하긴 하는지. 우리가 도서관에 왔나?
마치 자기가 정직하고, 품위 있고, 성실하기 때문에 우릴 비웃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이건, 다른 보통의 일반인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과 똑같아.
예전같으면 교수형에 처했을 거야.
그들에게 적용했던 규정을 오늘 다르게 적용할 수 없다? 어째서 그렇지? 우린 포쉬야. 라이엇 클럽이라고.
저런 중산층 부르주아들은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고만 하면 분노하지. 어떻게든 우릴 악당으로 만들어서 자기들이 겪는 불행을 우리 탓으로 돌려야 직성이 풀려. 근데, 어떻게 저들이 존재하게 됐을까? 어떻게 세상 모든 곳에 저들이 자리를 잡고 세상을 이류로 만들게 됐을까. 신문을 펼치고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척, 교양있는 척 스스로를 포장하지. 아무리 노력해도 엘리베이터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층이 있다는 사실에 열받았다는 걸 감추고서.
그저 정직한 척, 품위있는 척 행동하는 자들이 이 나라를 망치려 들고 있어. 오로지 자기 자신들의 이기심으로. 이런 행동은 하면 안 됩니다. 당신들이 그걸 가지는 건 불공평합니다. 근데 진짜 불공평한 게 뭔지 알아? 우리가 저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거야. 저들이 우리보다 숫자만 더 많을 뿐 우리보다 더 나은 인간들도 아닌데 말이야. 그건 결코 땀의 대가가 아니라 순수한 질투와 분노의 찌꺼기들일 뿐이야. 난 정말 이제 그들이 지겨워. 이 가난한 것들한테 아주 그냥 질려 버렸다고.
그 빌어먹을 형제애. 쉽게도 버리던데.
형제는 네 맘대로 취하고 버리는 게 아냐. 주어지는 거지.
무슨 소리야?
네가 제법 위험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알리스터. 언젠가 네가 가진 역량으로 뭔가 특별한 일을 해낼 것 같다고 하셨거든.
끝끝내 지키고 싶으신 거네, 상류층 학생들의 바보같은 장난. 세상으로부터 그걸 지키고 싶으신 거야.
아니, 세상을 위해. 어차피 우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이 세상의 꼭대기에 존재해. 그렇다면, 그게 우리가 되는 편이 낫잖아.
세상을 위해.
건배.
뭐, 우리가 실수했네.
알다시피 우린 절대로 실수하지 않아, 친구.
우린 포쉬니까.
출시일 2025.09.22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