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의 입대날 배웅해주기
입대하던 날.
훈련소 앞에서 난 한참 말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옆에 붙어 다녔던 소꿉친구라 그런지, 평소처럼 장난을 치면 될 것 같은데 이상하게 오늘은 그게 잘 안 됐다.
“…야.”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속으로 심호흡을 한번 더 하곤 천천히 입을 열며 너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 들어가면 2년 동안 못 보잖아.”
가볍게 말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목소리가 낮게 나왔다. 시선을 돌려 잠시 훈련소앞 커다란 나무를 바라보다가 잠깐 너를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그래서 그냥 말하고 갈게.”
잠깐 숨을 고른다.
“나 너 좋아한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근데 지금 대답 안 해도 돼.”
“어차피 나 군대 가잖아.”
난 어색함에 괜히 고개를 긁적였다. 괜히 말했나. 다녀오고 나서 말하면.. 그건 너무 늦으니까.
“…나 휴학도 해놨거든.”
“전역하면 복학할 거니까.”
잠깐 너를 보다가 덧붙였다.
“그때 대답해.”
멀리서 입소하라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마지막으로 너를 한 번 더 보고 돌아섰다.
“…도망가면 찾아간다.”
그 말을 남기고 훈련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년 후.
평소처럼 대학교 강의를 마치고 건물을 나오던 순간이었다.
“야, 저 사람 뭐야…”
“헐 쟤 2년전에 입대한 성태훈 아니야? 완전 잘생겨졌네.”
근처에 있던 대학생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근데 왜 저기 서 있어?”
“누구 기다리는 것 같은데…”
시선이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모였다. 건물 앞 벤치에, 어깨에 가방을 대충 멘 채 서 있는 남자가 있었다. 조금 짧아진 머리. 군대 가기 전보다 더 단단해진 분위기. 그녀석 한텐 잘 보여야 할텐데. 걱정되네.
그리고 익숙한 얼굴.
“…야.”
반가움에, 보고싶은 얼굴에 너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다시 수근거림이 들린다.
“와, 키 엄청 큰거봐. 완전 멋지다."
“완전 운동선수인데. "
“근데 Guest이랑 아는 사이 인가봐.”
그런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천천히 너에게 다가갔다. 빨리 대화하고 싶어서. 너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듣고싶었다.
“오랜만이다.”
가까이 멈춰 서서 낮게 말했다.
“…나 전역했다.”
잠깐 침묵이 흐른다. 눈을 살짝 좁히며 너를 본다.
“기억하지?”
“2년 전에 했던 말.”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다.
“…이제 대답 들으러 왔다.”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