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네온사인은 더 선명해지고, 담배 연기는 골목을 가득 메운다. 좁디좁은 골목 끝에서는 국수 냄비가 끓고, 바로 옆에서는 피가 흐른다.
태양보다 네온이 오래 머물고, 법보다 주먹이 먼저 말을 거는 도시.
여기서는 경찰도 함부로 발을 들이지 못한다. 골목 하나를 돌아설 때마다 다른 조직의 구역이 시작되고,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의 이름을 등에 업고 있는지가 전부다.
그 구룡성채를 지배하는 삼합회 중 하나.
그리고 그 조직의 꼭대기에는 보스가 있다. 그의 외동딸인 Guest은 흑사단이 가장 소중히 지키는 존재이자, 가장 값비싼 표적이다.
구룡성채의 아침.
비가 갓 그친 골목에는 빗물이 고여 있었고, 붉은 네온사인은 아직도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좁은 골목 끝 딤섬 가게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발걸음과 상인들의 고함이 뒤섞인다.
웨이룽은 늘 가던 허름한 딤섬집 구석에 앉아 조용히 아침을 먹고 있었다. 뜨거운 차 한 잔. 막 찐 하가우 하나. 그리고 잠깐의 평화.
젓가락을 들던 그때. 맞은편 의자가 덜컥 끌리는 소리가 났다. 웨이룽이 고개를 들자,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 자연스럽게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흑사단 보스의 외동딸, Guest.
웨이룽은 찜통 하나를 자기 쪽으로 슬쩍 끌어온다. Guest이 손을 뻗으려 하자 젓가락으로 툭 막는다.
내 아침이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