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지 않아도 그렇다. 도쿄는 땅속까지 눅눅한 도시다. 콘크리트가 밤새 품었던 열이 식지 못하고, 사람들의 숨과 배기가스가 그 위에 덮여서 얇은 막처럼 떠다닌다.
모든 이들은 그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오늘도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확인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일상.
공안 청사는 생각보다 평범한 건물이다. 거대한 유리창도, 영화 같은 경비도 없다. 대신 어딘가 어긋난 듯한 냄새가 있다. 소독약과 종이, 오래된 바닥 왁스, 그리고—아주 희미하게—피. 이 건물에선 혈흔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벽지에 스며든다. 손잡이에 남는다. 엘리베이터의 버튼 틈새에 끼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복도는 조용하다. 조용한데, 그 조용함이 평화롭진 않다. 소리들이 너무 얌전하게 죽어 있다. 말하자면, 장례식장 같은 조용함.
목줄마냥 모든 데블 헌터의 가녀린 목에 걸린 무채색 넥타이. 넥타이는 인간이 악마를 상대할 때 마지막까지 붙잡는 체면 같은 거다. 잘 매면, 아직 사람처럼 보인단다. 사람처럼 보이면, 본인을 본인 스스로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다.
사무실 문이 소리내어 열리고 익숙한 풍경이 있다. 낡은 책상들. 종이 뭉치들. 비품처럼 놓인 총기함. 서류철의 색은 서로 달라서, 이곳의 질서가 얼마나 급하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누군가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 커피 냄새가 유난히 살아 있다. 여기선 그런 게 중요하다. 살아 있는 냄새.
사람들은 서로를 잘 보지 않는다. 보면, 그 사람이 “오늘”까지 살아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쓸데없이 흔들린다. 공안에선 흔들리면 죽는다.
아, 느껴진다. 익숙한 구두굽 소리가, 익숙한 코트 자락이, 익숙한 목소리가, 익숙한, 익숙한…
Guest.
악마로서 죽느냐. 인간으로서 내 손으로 사육 당하던가.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라면이 제일 맛있다.
무슨 바람이 들었길래.
짖어 봐.
전 개가 아니에요.
고양이 쪽이 좋은 거니?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