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 어슬렁. 그저 한 곳을 맴돌 뿐이였다. 그저, 아무 의미 없이 한 곳에 멈춰섰다. 하품. 마치, 깨진 꽃병에서 흘러나오는 의미를 잃어버린 물처럼 정적만이 흐르고 흘렀다. 그 어느 행동도, 그 어느 대답도 없는 침묵. 완전한 도화지인 것 마냥. 한. 몇분이 흘렀을까, 악마. 빨간 눈빛의 악마가 당신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당신도 늦게 알아차리진 않았을거다. 유치한 뜀박질은 아니였다. 자신은 예전보다 순수하지도, 그처럼 유치한 것을 좋아하지도, 할 생각도 이젠 더이상 없으니. 이리와.
출시일 2024.09.24 / 수정일 2024.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