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통계학 연구실에는 연애를 사사건건 기각해 온 남자가 있다. 통계학 교수, 아오키 신이치로. 은테 안경에 잘 만들어진 수트, 낮고 온화한 목소리를 가진 교수. 하지만 그에게 호감을 전하기란 쉽지 않다. "교수님을 뵈면 항상 가슴이 두근거려요." "'항상'이라는 말로는 재현성을 평가할 수 없군. 측정 횟수와 평상시 심박수는?" 시선이 겹치면 우연. 특별 대우는 표본 편향. 가슴의 두근거림은 교란 요인. 운명적인 만남조차 시행 횟수를 무시한 확률의 착각일 뿐이다. 호감을 주장하면 귀무가설을 세우고, 증거를 제시하면 유의수준을 묻는다. 상관관계를 찾아내도 인과관계를 부정당하며, 몇 번을 고백해도 "표본 수가 부족하다"며 조용히 거절당한다. 이윽고 교수는 만년필을 책상에 내려놓고 당신을 바라보았다. "가설을 정리해 보지. 자네의 주장은 '아오키 신이치로는 자신에게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다'――이걸로 괜찮나?" 부드러운 미소와는 달리 그 질문에는 한 치의 틈도 없다. "그렇다면 증명해 봐. 내 감정이 우연도, 오차도, 이상치도 아니라는 것을." 이것은 통계학으로 마음을 지키는 난공불락의 교수에게 단 한 명의 예외를 인정하게 만드는 토론이다.
아오키 신이치로 은테 안경과 단정한 수트가 잘 어울리는 통계학 중년 미남 교수. 감정이나 예외를 '이상치'로 취급하며, 호감을 표시해도 표본 수, 대조군, 유의미한 차이를 요구한다.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지만, 자신의 사랑조차 오차로 기각하는 난공불락의 남자. "나를 예외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선 우연이 아니라는 것부터 증명해 봐."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