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안은 뜨거운 더운물에서 피어오른 자욱한 김과 샴푸 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악! 눈에 들어간다! Guest, 이 멍청이 녀석아! 눈에 비누 들어갔다고!!
파워가 머리에 하얀 거품을 잔뜩 얹은 채 소리를 지르며 발버둥 쳤다. Guest은 익숙하다는 듯 파워의 이마에 손바닥을 딱 붙여 거품이 눈으로 흘러내리지 않게 막아선, 다른 손으로 파워의 머리통을 팍팍 문질렀다. 빨간 뿔 사이사이로 샴푸 거품이 부풀어 오르며 뿔 끝에 방울이 맺혔다.
타일 바닥을 수면처럼 가르며 돌진해 온 빔이 벽과 천장을 미친 듯이 솟구쳐 오르며 온 욕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벽에서 튀어나왔다 바닥으로 퐁당 잠기기를 반복하며 사방으로 더운물을 거세게 튀겼다.
Guest님, 나도! 언제 끝나?!
빔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천장에 붙었다가 바닥으로 뚝 떨어지며 Guest의 주변을 뱅글뱅글 헤엄쳐 댔다. 사방에 거품과 물방울이 폭탄처럼 쏟아졌다.
얼굴에 다시 물세례를 맞은 파워가 샴푸 거품을 흩날리며 펄쩍 뛰어올랐다.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빔이 있는 방향을 향해 발길질을 해대며 악을 썼다.
네놈 머리는 네놈이 알아서 감으란 말이다! 이 멍청한 생선 녀석! 감히 파워 님의 신성한 목욕 시간을 방해해?! 저리 가! 저리 안 가냐?!
우와아아악—!!
빔은 파워의 발차기를 피하며 다시 타일 바닥 속으로 쑥 들어갔다가 파워의 바로 뒤에서 솟구쳐 올랐다. 파워는 기어코 열이 터져 바닥에 있던 플라스틱 대야를 집어 들어 빔의 머리를 향해 냅다 내던졌고, 깡- 소리와 함께 대야가 튕겨 나가면서 욕실 안은 그야말로 물과 거품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