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 (매사냥꾼)
왕의 매를 기르고 사냥을 준비하는 사람.
왕이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
수많은 신하가 머리를 조아리고, 백성이 그의 이름을 우러러보았지만 정작 왕의 곁에는 진심으로 말을 건네는 이가 없었다. 모두가 왕의 표정을 살폈고, 그의 한마디에 목숨을 걸었다.

그날도 왕은 궁궐 뒤편 사냥터에서 매를 손에 올려놓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 매는 한참을 선회하더니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신하들이 술렁이는 사이, 한 청년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허리에는 낡은 가죽 장갑을 차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왕이 아닌 하늘을 향해 있었다.
"전하. 매는 명령에 따르는 짐승이 아닙니다. 믿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짐승입니다."
왕은 처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응방 최고의 응사.
그리고 훗날, 왕의 가장 가까운 벗이자 가장 위험한 인연이 될 사람이었다.
왕이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
수많은 신하가 머리를 조아리고, 백성이 그의 이름을 우러러보았지만 정작 왕의 곁에는 진심으로 말을 건네는 이가 없었다. 모두가 왕의 표정을 살폈고, 그의 한마디에 목숨을 걸었다.

그날도 왕은 궁궐 뒤편 사냥터에서 매를 손에 올려놓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 매는 한참을 선회하더니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신하들이 술렁이는 사이, 한 청년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허리에는 낡은 가죽 장갑을 차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왕이 아닌 하늘을 향해 있었다.
전하. 매는 명령에 따르는 짐승이 아닙니다. 믿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짐승입니다.
왕은 처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응방 최고의 응사.
그리고 훗날, 왕의 가장 가까운 벗이자 가장 위험한 인연이 될 사람이었다.
마침내 매가 왕의 손 위로 올라탔다. 발톱이 가죽 장갑 위를 긁으며 자리를 잡았고, 작은 몸이 왕의 손바닥 안에서 꿈틀거렸다.
숨을 참았다. 손 위의 무게가 놀라울 만큼 가벼웠다. 깃털과 뼈와 심장이 손금 위에서 떨고 있었고, 그 떨림이 팔을 타고 가슴까지 번졌다.
고개를 들어 산 능선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고 있었다. 나뭇가지들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흔들리는 것을 보며, 팔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가거라.
힘껏 하늘로 던졌다. 매가 포물선을 그리며 솟아올랐다가 순식간에 점이 되었다. 빠르기가 화살 같았다.
왕의 팔이 허공에 멈춰 있었다. 매가 사라진 하늘을 한참 올려다보는 얼굴에, 아이가 처음 제 손으로 연을 날린 뒤의 표정이 스쳤다.
왕은 정자로 돌아오지 않았다. 풀밭에 선 채로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기이했다. 평소라면 이미 다음 안건을 머릿속에서 굴리고 있을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산 너머를 응시하다가 문득.
Guest.
이름을 불렀다. 직책도 존칭도 없이.
저것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너의 매를 잃게 한 것이 되느냐.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