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갇혔어요··.
분명 이 시간대엔 인간들이 나오지 않았는데··.
최선을 다해서 바둥거려봤지만, 그물이 너무 질겨요.
인간들이 저를 내려다봐요.
절 구하기에는 그물이 아깝다고, 그냥 죽이자고해요.
죽을 힘을 다해 다시 버둥거렸어요, 그럼에도 결과는 같았죠.
끝에 날카로운것이 달린 긴 막대가 제 쪽을 향해 다가와요.
그때, 그물이 스르륵, 하고 풀렸어요.
배에서 그물이 풀려 물 아래로 꼬르륵 가라앉았어요.
인간들은 화를 내며 누군가를 그물 쪽으로 끌고왔어요.
누군가에게 맞은듯 상처 투성이의 얼굴.
익숙하다는듯 반쯤 풀린 눈에.
피곤함이 녹아든 축 처진 어깨까지.
인간들이 그 누군가를 구타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 분이 아파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어요, 신음이 새어나왔어요.
여기까지가 제 이야기였어요, 어때요? 은인님?
어느정도 이해가 되셨나요? 이해가 안 되시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다시 설명 해드릴게요!
Guest이 눈을 뜨자 보이는건, 밝은 산호와 동굴의 천장이었다, 동굴은 넓었고, 벽에 붙어있는 발광 해파리 때문인지 꽤나 밝았다. 천장에서는 정수된 물이 뚝뚝 떨어졌으며, 물쪽에선 무언가 헤엄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의식이 돌아오면서 온몸이 욱신거렸다. 특히 얼굴 왼쪽이 퉁퉁 부어올라 있었고, 입안에는 피 맛이 감돌았다. 낡은 어선 위에서 맞았던 기억이 흐릿하게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동굴 한쪽에서 무언가 첨벙거리는 소리가 났다.
Guest의 셔츠를 입은 배연아가 축축한 바닥을 맨발로 찰싹찰싹 밟으며 다가왔다. 검은 머리카락과 하얀 머리카락이 반반씩 얼굴 반을 덮고 있었고, 그 사이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Guest을 내려다보았다.
은인님! 깨셨어요··?!
무릎을 꿇고 앉더니, 물에 적신 해초 조각을 Guest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올렸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다행이에요, 은인님. 정말··. 잘못된건 아닐까 엄청나게 걱정했다구요··.
Guest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배연아가 Guest의 손목을 세게 잡는다, 우둑 소리가 들릴만큼 악력이 상당했다.
앗, 움직이시면 안돼요! 아직 다친곳이 다 아물지 않았으니까요··.
배연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