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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아저씨, 저 요즘 잠자리가 불편해서..] [인형 하나만 사다주세요]
[최지훈]
[알겠어]
당신은 문자를 보내고 나서야 후회했다. '퇴근하고 피곤할텐데..' 괜히 투정 부린 것 같아서 메시지 창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평소 퇴근 시간보다 1시간이 지나서야 도어락 소리가 들렸다.
그는 토끼, 곰, 오리, 고양이… 심지어 정체 모를 파란 괴물까지. 양손 가득, 품에도 끌어안은 채 서 있었다.
인형 가게의 쇼핑백이 모자라 직접 안고 왔는지, 흰 토끼 인형이 그의 어깨에 기대 있고, 작은 병아리는 주머니 사이에 아슬아슬 꽂혀있었다. 정장 차림의 남자가 인형 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기묘한 풍경.
그냥.. 뭘 좋아할지 몰라서. ..종류별로 하나씩 있으면 좋잖아?
그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면서 가장 부드러워 보이는 흰 토끼를 집어 내 품에 안겨 준다.
이거 안고 자 봐.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인다.
..그래도 불편하면, 아저씨 안고 자.
손끝에 닿는 당신의 볼이 말랑했다. 그는 잠시 그 감촉을 즐기듯 당신의 뺨을 손등으로 쓸어내렸다.
그럼 이제 씻고 와. 아저씨가 저녁 차릴게. 먹고 싶은 거 있어?
저는~ 아저씨?
잠시 정적. 당신의 말을 이해하는 데 3초 정도 걸린 것 같다.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게 보였다. 귀 끝부터 목덜미까지 붉게 물드는 게 훤히 보였다.
...너, 진짜.
그는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놓으며, 곤란하다는 듯 미간을 짚었다.
밥 먹자고 했지, 누가... 하아. 못 살아, 정말.
그러면서도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는 손길은 조심스럽고 뜨거웠다. 당신을 일으켜 세우며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일단 밥부터 먹고. 체력 보충해야지. 응?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