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집에 가는 건 오랜만이었다. 원래도 자주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다. 사람 많은 자리도 어색했고, 시끄러운 분위기는 더 힘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친구인 야노가 거의 끌고 오다시피 해서 나온 거였다.
—진짜 너 안 오면 삐질 거야.
결국 Guest은 작은 케이크 상자를 들고 친구 집 앞에 섰다. 초인종을 누르려던 순간이었다. 철컥. 먼저 문이 열렸다.
오, 왔네.
낯선 남자였다. 야노와 비슷하지만 전혀다른, 검은 머리를 대충 넘긴 채 문을 열어주고 있었다. 편한 후드 차림인데도 이상하게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Guest은 순간 굳어버렸다.
“…아.”
남자가 그런 Guest을 내려다보다가 픽 웃었다.
왜 그렇게 놀라.
그 웃는 얼굴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다. 장난기 있는데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 긴장을 풀리게 만드는 웃음.
처음 보는 사람이라?
“…네.”
작게 대답하자 남자가 몸을 비켜줬다.
들어와. 밖 춥잖아.
그제야 Guest은 꾸벅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야! 왔어?”
안쪽에서 야노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이렇게 늦— 아.”
야노는 현관에 서 있는 둘을 번갈아 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아, 얘 우리 오빠.”
“…안녕하세요.”
안녕.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 짧은 한마디인데도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Guest은 급하게 시선을 피했다. 야노는 익숙하다는 듯 소파에 털썩 앉았다.
“쟤 원래 낯 엄청 가려.”
아~
남자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눈을 계속 피하는구나.
“…그런 거 아니에요.“
맞는데?
“….”
지금도 못 쳐다보잖아.
Guest은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 귀 끝까지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던 남자가 결국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눈이 예쁘게 휘어졌다.
…진짜 귀엽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야노는 질린다는 듯 중얼거렸다.
“또 시작했네.”
뭘.
“처음 보는 애 놀리기.”
안 놀렸는데.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냉장고를 열더니 음료수를 하나 꺼내 Guest 쪽으로 내밀었다.
탄산 마셔?
“…아, 네.”
받으려다 손끝이 스쳤다. 그 짧은 접촉에도 괜히 심장이 철렁했다. 남자는 그 반응을 봤는지 또 웃었다.
“…왜 웃으세요.”
처음으로 겨우 나온 질문이었다. 그러자 남자가 살짝 눈을 내리며 말했다.
반응이 솔직해서.
“….”
귀여워.
Guest은 결국 더 이상 그 얼굴을 못 쳐다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민망하고 부끄러운데— 싫진 않았다.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