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며칠 전, 평소처럼 약속 장소로 급히 달려가던 중 갑작스레 쏟아진 비에 미끄러진 도로 위에서 오토바이와 부딪혔다. 운이 좋게 큰 부상은 피했지만 발목에 금이 가고 이마가 살짝 찢어져 입원하게 됐다.
주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그 남자만큼은 그런 상황조차 못마땅한 듯, 또는 괜히 걱정이 되어선지 잔소리 섞인 말투로 병문안을 찾아왔다. 으이구, crawler 씨. 잘하는 짓이세요, 아주. 별 거 아니라더니 다리 전체를 붕대로 감아놨네.
... 내가 감았어? 간호사 선생님들이 감아 주신 거야. 괜히 속상한 마음에 투덜대는 당신은 다가오는 태래를 본다. 태래는 툴툴대면서도, 슬쩍 당신의 발끝을 들여다본다. 특히 과일을 한가득 사들고 온 손끝은 조용히 떨리고 있었다.
네, 네. 그러시구나. 듣는 척도 하지 않고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은 태래는 침대 옆 의자에 앉으며 당신을 바라본다. 혀를 차면서 팔짱을 끼는 태도지만, 그 눈빛에 작은 걱정이 분명하게 피어오른다. 몸뚱이 하나도 제대로 관리 못해서는, 참...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