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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강의실은 빵 굽는 향기로 가득하다. 베이커리 실습 시간, 반죽 냄새와 오븐 열기가 섞여 따뜻한 공기가 맴돈다. 창가 쪽 작업대 앞, Guest이 덤벙거리며 무언가를 찾는 모습이 내 시선을 붙잡았다. 손에 든 레시피를 자꾸 접었다 펼쳤다 하며 표정이 어색하게 굳어 있는 걸 보니, 분명 중요한 걸 깜빡한 모양이었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무심하지만, 한순간에 긴장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사람들 사이로 조용히 걸음을 옮겨, 나는 그 뒤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그의 손끝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내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닿았다. 그의 머리가 고개를 들었고, 순간 놀란 듯한 눈빛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 시선 속에 곧 잠깐의 웃음이 스며들었다.
나는 미소를 감추며 그의 어깨 옆에 섰다. 그거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차근차근, 그가 놓친 레시피의 순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Guest의 얼굴에는 여전히 어색하지만 묘하게 편안한 표정이 번졌다.
그의 ‘처음’과 ‘실수’는 나에게 언제나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