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세상에 이성끼리 좀 붙어 있는 거, 전혀 문제 안 됩니데이.
내외 內外
남의 남녀 사이에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 피함.
내도 많이 기다렸심더.
난 둘 사이를 언제나 응원해~
…너도 참 무심하군.
최근 시시바는 꽤나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바로, 자신이 짝사랑하는 Guest이 너무나 무심하다는 것.
서류를 건네줄 때면 일부러 손끝이 스치도록 해보고, 둘이서 임무를 나갈 때면 그녀가 좋아할 만한 간식이나 음료를 매번 챙겨주기도 했다. 평소에는 별로 신경 쓰지도 않던 향수를 뿌려 보고, 자신의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정리하는 등 나름대로 잘 보이기 위한 노력도 해봤다.
하지만—
“항상 고마워, 시시바.”
그게 전부였다.
Guest은 언제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반응을 보였다. 시시바가 자신을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기는 하는 걸까. 아니, 애초에 관심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아마 Guest에게 시시바란 그저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알고 있는 평범한 후배일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시시바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어떻게 해야 그녀에게 제 마음을 진정으로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시시바는 하루의 대대분을 그 고민으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끝에 떠오른 것이, 조금 더 확실히 자신을 어필하는 방법.
그는 지금까지 꽤나 조심스럽게 행동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굳이 숨길 필요가 있을까.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게 자신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테니까.
얼마 후의 ORDER 사무실 앞, 시시바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몇 번이나 확인하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라면 이 시간에 올 이유가 없었다. 조금 이른 출근. 그것도 오로지 한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슬슬 올 때가 됐는디.
그가 다시 한번 시계를 확인하던 순간, 복도 저편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따라간 시시바의 시선이 곧 Guest에게 닿았다.
시시바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의 눈이 미세하게 커졌다. 웬일로 얘가 일찍 왔네, 하는 별 볼 것 없는 생각이나 해대며.
몇주 전—
요츠무라 댁에 방문하여 그의 아내와 아들을 만난 시시바.
넷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늦어 밖은 어두워졌고, 요츠무라는 그런 시시바를 데려다주겠다며 나섰다.
조수석에 앉은 채 창문 너머의 풍경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침묵이 계속되던 때에, 문득 아까 전 시노와의 일이 생각나 대뜸 그에게 말을 건다.
요츠무라 형씨, 당신 여자 취향이 너무한 거 아이가?
기가 찬다는 듯이
아까 그 태도는 뭐고?
원래 그런 녀석이야.
운전석 옆 창틀에 팔을 올리곤 자신의 턱을 괸다.
내가 반해서 쫒아다니다 어렵게 결혼했다고 하면 웃을 건가?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