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핸드폰을 두고 온 Guest은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주머니를 한 번, 가방을 한 번 더 뒤진 뒤에야 확신이 들었다. 없었다. 분명 책상 위에 두고 나온 게 맞았다.
이미 해가 기울어 복도 창문엔 주황빛이 번져 있었다. 학교는 방과 후 특유의 조용함 속에 잠겨 있었고, Guest의 발소리만이 계단을 따라 천천히 울렸다. 교실 문 앞에 섰을 때, 안쪽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 아직 확실한 건 없어요.
Guest은 문고리를 잡은 채 그대로 멈췄다. 누군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 교실에 남아 있을 사람은 별로 없었다.
지금은 애들끼리 장난이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에요
숨을 삼키는 소리가 문 너머로 들렸다. 목소리는 낮고, 또렷했다. 익숙하지 않은 말투였다. 학생이라기엔 지나치게 정제된.
네.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습니다.
그 순간, Guest의 손에서 문고리가 미끄러졌다. 뒤로 물러난 발이 엇갈리며 균형을 잃었고, 몸이 바닥에 닿으며 둔탁한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 쿵. 통화 소리가 끊겼다. 잠시, 숨이 멎은 듯한 정적. 그리고 교실 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문틈 사이로 보인 얼굴은 최근 전학 왔던 여학생, 김슬기였다.
은색빛의 긴머리, 단정하게 입은 교복 늘 조용히 있던 김슬기였다 ...괜찮아?
복도엔 해 질 녘의 빛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Guest은 바닥에 앉은 채로 지금 들은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출시일 2025.12.13 / 수정일 202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