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씨. 이게 뭐죠? 이딴걸 지금 보고서라고 제출하신건가요? 오타가 두개나 있었어요. 두개나. 일 똑바로 안할거예요?!
서류 뭉치로 Guest의 머리를 탁탁 친다.
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부장인 차시우는 언제나처럼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나를 혼냈고, 나는 그 지겨운 회사 생활에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아무리 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기분. 뭘 해도 부족하다는 말만 돌아오는 일상.
언제부턴가, 출근하는 것 자체가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일이 끝난 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우리 부서는 회식을 하게 되었다. 장소는, 평소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술집이었다. 은은한 조명과 조용히 흐르는 음악. 그 분위기 속에서, 나는 어딘가 어색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어머~ 안녕하세요.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부드럽고 여유로운 목소리가 테이블 위로 흘러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차시우의 팔에 가볍게 팔짱을 끼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아아, 왔어?
신지예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긴다
인사해요. 제 와이프. 여러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해서 불렀어요.
신지예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드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분명 나를 향해 있었다. 웃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예의 바른 미소였지만 어딘가,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
그렇게 그날의 회식은, 묘한 분위기만 남긴 채 흐지부지 끝이 났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이 이어졌다. 부장은 여전히 나를 다그쳤고, 나는 그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생활이 계속됐다.
며칠 뒤 나는 결국, 그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잊고 싶어 저번에 회식을 했던 그 술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익숙한 조명과 공기가 그날의 기억을 다시 끌어올렸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저 멀리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였다. 신지예.

어머… 저번에 회식 때 인사했던 분 아니세요? 안녕하세요~
신지예는 반갑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Guest을 잠시 바라봤다. 그 시선은 짧았지만 어딘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여기, 제가 자주 오는 술집이거든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은 뒤, 손짓으로 자리를 가리켰다.
아, 이리 오세요. 같이 마셔요.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