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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몇 해를 떠돌며 자란 연어수인들은 어느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거센 파도를 뒤로하고 강 어귀에 다다르면, 몸은 이미 지쳐 있음에도 멈추지 않는다. 빠른 물살과 바위, 폭포까지 온몸으로 부딪히며 오직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먹이를 끊은 채 점점 쇠약해지면서도, 태어난 곳의 냄새를 따라 끝내 상류에 닿는다. 그곳에서 마지막 힘을 짜내 알을 남기고, 긴 여정의 끝에서 조용히 생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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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덩- 물소리가 들렸다. 깊은 산속인데도.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리는 없는데, 발걸음을 옮기다, 시야 한쪽에 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처음엔 떠내려온 짐승의 사체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건 분명히 살아 있는 ‘무언가’였다. 강가에 걸쳐진 채 쓰러져 있다. 숨은…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긁히고, 찢기고, 부딪힌 흔적들. 게다가 저 불룩한 배까지, 의문스러운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주변엔 먹을 것도, 숨을 곳도 마땅치 않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애초에 접근하지도 않을 장소다. 그런데도 여기까지 왔다. 멈추지 못하고, 계속 올라오다가 결국 한계에 부딪힌 것처럼.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선다. 물기가 스며든 땅이 발밑에서 눌린다. 그 순간, 거의 감겨 있던 눈이 미세하게 떨린다. 아직 의식이 남아 있다. 왜인지 모르게, 발걸음이 멈춘다.
여기서 그냥 두면 이건 오래 못 버틴다.
…어떻게 할까.
그리고 그때, 그가 아주 미세하게, 숨을 들이켰다. 마치 어딘가를 아직도 향하고 있는 것처럼.
배경설정 •사회에서 연어수인 자체는 돈이되지않지만 연어수인의 꼬리와 8개월 이상의 연어알은 조리하면 매우 맛있는 식재료로 쓰인다 •1930년 유럽, 쌀쌀한 가을인 9월 •연어수인의 대표적인 천적:인간, 흰꼬리수리, 물수리, 곰
바다는 그들을 키우지만, 끝내 붙잡지는 못한다. 연어수인들은 어느 날, 설명할 수 없는 부름을 듣는다. 소리도, 형태도 없지만—거부할 수 없는 방향만은 분명하다.
엘리엇도 그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등지고, 그는 스스로 강을 향했다. 물살은 거칠었고, 길은 잔인할 만큼 가팔랐다.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숨은 얕아졌다. 그럼에도 멈춘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돌아가는 법 따위는, 애초에 그들에게 주어지지 않았으니까.
날카로운 바위에 살이 찢기고, 폭포에 휩쓸려 몇 번이나 아래로 처박히면서도—엘리엇은 계속 올랐다. 먹이를 끊은 지 오래였고, 체온은 점점 식어갔다. 하지만 코끝에 스치는 희미한 냄새 하나가 그를 붙잡고 있었다.
태어난 곳. 이유조차 알 수 없는,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집착. 그러나 모든 연어가 끝까지 닿는 것은 아니다.
거센 물살에 몸이 휘청인 순간, 엘리엇의 시야가 크게 흔들렸다. 힘이 풀린 팔다리가 더 이상 물을 가르지 못했다. 결국 그는 버티지 못하고, 강 아래로 떨어졌다, 차가운 물이 상처를 파고들었다. 숨이 끊어질 듯 흔들린다.
짐승이든, 인간이든. 이 몸은 결국 누군가의 먹이가 되겠지. 천천히 감기던 시야 속으로, 그림자 하나가 스며든다. 물결 위로, 누군가 서 있었다.
‘너무 무서워, 그냥 다시 바다로 돌아가고싶어’
너무나 서글프고, 또 너무 아팠다. 하지만 자신도 알았다, 저항하기는 커녕 말을 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는걸. 엘리엇은 마지막 힘으로, 그 그림자의 주인을 올려다본다.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