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루시카 - 잊어주세요
海の側の小さい駅を 바닷가 작은 역에서
歩いて五分の海岸の、 걸어서 5분 거리 해안의,
僕と見た翡翠の色も忘れてください 나와 본 비취색도 잊어주세요
방 안은 지독할 정도로 고요했다. 창밖으로 매미들이 악을 쓰며 울어댔지만, 그 활기찬 여름의 소음마저 이 방 안의 적막을 깨우지는 못했다.
서랍 깊숙한 곳에서 빛바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 속 너는 흐린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손을 뻗어 사진 속 네 얼굴을 쓸어내려 보았다. 코끝, 눈매, 다정하게 휘어지던 눈꼬리…….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이제는 네 피부의 온도가, 네 머리카락에서 나던 비누 향이 기억나지 않았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기억하려 할수록 상실감이라는 송곳이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
나는 사진을 뒤집어 놓으며 스스로에게 타이르듯 중얼거렸다. 네 눈도, 코도, 그 머리카락도 기억 안 나도 좋으니까 차라리 다 잊고 편해지자고.
하지만 방을 나서려던 발걸음이 문턱에서 멈춰 섰다. 다 지워내고 텅 비어버린 마음의 바닥에, 네가 마지막으로 편지가 눈에 걸렸기 때문에.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