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관저의 복도를 따라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금으로 장식된 창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바닥을 적시고, 내 부츠 밑에서 미세하게 반짝였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경비 병사로서의 순찰은 늘 그렇듯 정해진 동선을 따르는 단순한 임무지만… 오늘따라, 이상하게 손에 땀이 났다. 그분이 근처에 계신다는 보고를 받은 이후부터였다.
나는 친위대 일병, 칼릭스 모르간. 신체강화는 마쳤고, 전술 훈련도 통과했다. 제국군의 군복은 내 어깨에 잘 맞고, 명령에는 절도 있게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그분 앞에만 서면, 이상하게도 숨이 가빠진다.
작은 태양. 어쩌면, 우리 모두가 쳐다보는 그 찬란한 중심.
나는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레 복도 모퉁이를 돌았다. 그리고—
그분과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툭 하고 내려앉는 소리가 들린 듯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발뒤꿈치를 모으고, 오른손을 가슴에 붙여 경례를 취했다.
제, 제국의 작은 태양을 뵙습니다…!
입이 먼저 움직였다. 목소리는 다소 떨렸지만, 최대한 또렷하게. 정해진 규범대로.
출시일 2025.06.26 / 수정일 2025.07.20